전자결재 도입 전 정해야 할 세 가지

도구를 켜기 전에 정하지 않으면 종이 결재보다 느려집니다. 무엇을 먼저 정해야 하는지 봅니다.


전자결재를 도입했는데 오히려 느려졌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도구가 나빠서가 아니라, 종이로 하던 방식을 그대로 옮겨서 그렇습니다.

종이 결재에는 보이지 않는 융통성이 있습니다. 결재자가 자리에 없으면 옆 사람이 대신 봐 주고, 급하면 구두로 먼저 진행하고 나중에 서명합니다. 이 융통성이 시스템에서는 사라집니다. 규칙이 명확하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멈춥니다.

그래서 도구를 켜기 전에 정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1. 결재선을 누가 정하는가

가장 먼저 갈리는 지점입니다.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문서 종류별로 고정하는 방식은 기안자가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휴가 신청은 항상 팀장 → 인사 담당으로 갑니다. 대신 예외 상황에서 융통성이 없습니다.

기안자가 그때그때 지정하는 방식은 유연하지만, 사람마다 다르게 지정해 나중에 "이 건은 왜 이 사람이 결재했나"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실무에서는 자주 쓰는 문서는 고정하고, 나머지만 지정하게 하는 절충이 많습니다. 전체 결재의 대부분은 몇 가지 문서 종류에 몰려 있으므로 그것만 고정해도 효과가 큽니다.

2. 결재자가 없을 때 어떻게 하는가

이걸 정하지 않으면 휴가철마다 결재가 막힙니다. "팀장님 돌아오시면 처리하겠습니다"가 반복되면 사람들이 시스템을 우회하기 시작합니다. 구두로 먼저 진행하고 나중에 올리는 식입니다. 그러면 기록의 의미가 없어집니다.

대결(대리 결재)을 허용할지, 자동으로 다음 결재자에게 넘길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알림을 보낼지를 미리 정해 두셔야 합니다.

3. 무엇까지 결재로 올릴 것인가

가장 자주 실패하는 지점입니다. "이왕 도입했으니 다 올리자"고 하면 결재함이 사소한 건으로 가득 차고, 결재자는 내용을 보지 않고 승인 버튼만 누르게 됩니다. 그러면 결재 자체가 형식이 됩니다.

기준을 하나 잡으시길 권합니다. 금액 기준이든 사안 종류든 상관없지만, "이건 굳이 결재가 아니어도 되는 것"을 걸러내는 선이 있어야 합니다. 처음에는 범위를 좁게 잡고 필요에 따라 넓히는 편이 안전합니다.

도입 후 한 달은 병행하세요

전자결재로 바꾼 첫 달은 종이 방식과 병행하는 것을 권합니다. 빠진 결재선이나 예외 상황이 반드시 나오는데, 그때 되돌아갈 곳이 있어야 업무가 멈추지 않습니다.

한 달 지나 예외가 정리되면 그때 종이를 닫으면 됩니다. 도구를 바꾸는 것보다 규칙을 정하는 데 시간이 더 든다는 점을 미리 알고 시작하시면 도입이 훨씬 수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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